[강남구] ebt
엘본더테이블이 가로수길에 ebt로 영업 중이라기에 다녀왔다. 주말 점심이었는데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아직 코로나에 안걸린 음성인으로서 쾌적해서 좋았지만 돈을 허공에 뿌리러 온 것인지 염려스러웠다.
맛 있으면 비싸도 괜찮지만 맛 없는데 비싸면 맞아야 한다고 누가 그랬다.
예산 부족인지 이 또한 갬성인지 ebt는 애매한 언덕길 옆 반지하에 오픈했다. 가게 앞에 주차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가게로 들어오는 유일한 자연광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발렛을 해야 하는 것 같았다. 기억이 맞다면 발렛비는 3천원이었다.
[요약]
한 줄 평: 트러플 감자 테린(만) 먹으러 와요(🌽)
위치: 서울 강남구 논현로 157길 55
주차: 발렛만 가능
웨이팅: 주말 점심 기준 없음
추천 메뉴: 트러플 감자 테린
방문 전에 다른 블로그들을 읽었는데, 트러플 감자 어쩌고가 정말 맛있으니 꼭 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반신반의하며 성게알 어란 파스타, 초리조 새우 파스타, 트러플 감자 테린을 시켰다.
가장 먼저 나온 트러플 감자 테린은 맛있었다. 감자를 겹겹이 층을 내어 구우니 식감이 새로웠다. 트러플 오일을 뿌렸는지 향이 정말 풍부했다. 가니쉬로 올라간 트러플 슬라이스는 놀라우리만큼 정말 아무 맛이 나지 않았고 구운 콜리플라워(?)와 갖은 채소들이 맛있었다. 이걸 많이 먹었어야 했다.
스타터로 한껏 기대에 부풀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성게알 어란 파스타, 왜 시키는 걸까? 성게알이 유행이라서?
직원이 친절하게 비벼주는 파스타라서 비비기 전에 사진을 찍을지 물어봤다. (양이) 작고 앙증맞은 비주얼을 보고 신나서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특유의 바다 내음도 나지 않고 성게알의 고소한 맛도 나지 않는 이 파스타의 정체는 무엇일까?
내 눈으로 성게알을 봤는데 왜 어디에서도 그 향도 맛도 느낄 수 없는 것일까? 성게알의 퀄리티 문제일까?
수많은 질문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돈을 곱게 접어 허공에 날린 메뉴였다.
친구가 주문한 초리조 새우 파스타가 나왔고, 성게알 어란 파스타보다는 맛이 있었다.
약간 톡 쏘는 것이 밍숭맹숭했던 성게알 어란 파스타를 잊게 해주는 것 같았다. 상대적으로 맛있었다.
(하지만 두 번 방문하게 된다면 반드시 트러플 감자 테린만 시킬 것이다.)
스파게티 면을 오랜만에 먹어서인지 학생 시절 급식에 나오던 파스타만 자꾸 생각났다.
ebt는 인테리어로도 와인병을 쓰고 와인을 많이 파는 것으로 보아 와인이 주력 메뉴인 것 같다. 나는 술을 즐겨 마시지 않아서 브런치에 와인을 함께 마시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ebt는 별로였다.